결혼에 대하여

2005/11/07 10:10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깍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 정 호 승 -



결혼을 하고난 뒤라 그런가...
구구절절 마음에 더 와닿는 글인것 같다.
결혼을 모든 걸 해결해 줄 탈출구로 생각하거나,
그냥 아무나 생기면 해버리고 싶다라고 약간은 막무가내적 사고가 되버린,
혹은 결혼에 대해 성찰이 필요한,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나 이미 한사람들에게 건네주고 싶다.
특히 이부분...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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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지니 2005/11/07 17:17

    나의 사랑도 결혼이 필요했던것 같아.
    사랑은 결혼이 필요한 사랑과
    결혼이 필요하지 않은 사랑으로도 나눠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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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니 2005/11/07 19:03

    으흠..
    그럼, 결혼도...사랑이 필요한 결혼과 사랑이 필요없는 결혼으로 나눠지는거게?
    둘 다....정상적이라면...
    둘 다에게 서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사랑은 결혼을 필요로 했던것처럼,
    나에겐 결혼도 사랑을 필요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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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니 2005/11/08 08:35

    글쎄...그냥 성찰 한번 해보고 싶어서 올린글이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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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수갱 2005/11/08 15:33

    음...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인가..
    언니처럼 구구절절 와닿지는 않는데.. ^^;
    묭언니~ 아줌마들의 대화에 끼지 말자~ *^^*
    우린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자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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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oo 2005/11/08 17:01

    음... 가급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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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니 2005/11/08 19:51

    수갱 // 그러다 곧 아줌마 취급 받는데..ㅋㅋ
    soo // 되도록...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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