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정혜

2005/05/18 18:29


감독 이윤기
출연 김지수 / 황정민

여자, 정혜...
"친구를 사귀는 과정과 같은 영화" 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람을 사귀는 데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지만, 대부분이
첫눈에 호감이 생겨서 친해지려고 노력하거나
첫인상과는 다른...
의외의 모습들을 발견하거나...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던 그 사람을...
점점 그 사람의 과거와 생각을 알게되면서 이해하게 되는..
그래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여자, 정혜는 후자와 같은 영화다.
처음엔 너무나 지루하고, 평범하고..
그런 사람이라고 그녀를 평가해버렸으나
보통 사람들의 범위를 벗어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여주는 그녀..

정혜의 과거 조각을 잠깐식 보면서
이런 그녀를 이해하게 되고,
친구가 되버린다.
그녀의 감정에 동감하고,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말이 많지 않지만, 너무나 세심한 그녀이기에
그녀의 눈동자의 흔들림과 그 눈동자가 향하는 방향을 같이 보며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하게 된다.

너무나 평범하고, 지루하고, 사실같은 영화 초반부에 느꼈던..
영화를 꺼버리고 싶다는 유혹에 저버렸다면,
정혜라는 여자를 절대 알지 못했을거다.

살아가면서...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고,
알기를 거부하면서 지나쳐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엔 너무 세심해서,
오히려 세상에 무반응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어 주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는 주의인 나로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보고나서 '정말 아닌 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네.
개인취향에 따라 정말 '수작'일 수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재미없는 영화'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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