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절정 만남이라는 문구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거부감이 없어 보이는 저 말투가, 엄청난 일본체 어투를 담고 있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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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터넷 공간이 왜색이 잔뜩 묻어나는 문체로 물들고 있다.
유명 커뮤니티는 물론 네티즌들이 좀 모인다는 곳에는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옴직한 글들이 자주 오르고 있다. 일본식 아이디가 난무하는가하면 ‘∼한다는’ 식으로 끝나는 말줄임 댓글과 자신의 입장을 마치 다른 사람의 일인양 표현하는 요상한 글쓰기도 자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가와이(귀엽다)’나 ‘스고이(훌륭하다)’ 등의 일본어를 발음 그대로를 거리낌 없이 쓰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일본식 문체가 인터넷을 점령하자 이를 지적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음은 일부 우리 네티즌들이 의식 없이 주로 사용하는 일본식 글쓰는 법들.
인터넷에서 자신을 정체성을 표시하는 ID를 일본식으로 바꾸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
ID 끝에 ‘∼군’을 붙이거나 아예 ID를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등장한 캐릭터의 이름으로 해놓는 네티즌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예를 들면 ‘류타군’이나 아예 읽기조차 힘든 일본어로 된 ID 등이 이에 속한다.
말끝을 흐리는 방법도 왜색이 짙다고 네티즌들은 지적하고 있다.
‘멋지네요’를 ‘멋지다는..’이라고 적거나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가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는..’으로 둔갑해 오르고 있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분별 없이 자주 사용하는 것도 일본식 글쓰기.
‘멋지네요’를 ‘홋! 멋지네요’ 혹은 ‘꺄∼ 멋지다는’라고 표현한다. ‘제 여자친구 어때요?’라는 글에 ‘털썩.. 염장을 지른다는..’(부러움의 표시)이라거나 ‘버럭∼’(화났다는 표시) 등의 댓글이 이 유형에 속한다.
우리말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한문도 자주 사용되는 유형으로 ‘멋지네요’를 ‘궁극의 멋을 자랑하는’ 등으로 쓰곤 한다. 대단하다는 뜻으로 ‘초(超)’혹은 ‘초절정(超絶頂)’이라는 한자도 흔치 않게 사용된다. ‘멋지네요’가 ‘초절정 멋지다는’이 그 예다.
상대방에게 위로를 건넬 때에도 어김 없이 일본식 문체가 등장한다. 이 문체는 일본 네티즌들이 ‘전세계 최고 존경국 한국은 힘내주세요’라며 비아냥 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우리 네티즌들은 ‘저런∼ 다음엔 꼭 시험에 붙길 바랍니다!’를 ‘으음∼ 다음엔 꼭 시험에 붙어 주세요!’라고 주저없이 쓰고 있다.
평범한 문장을 의문형으로 바꾸는 것도 우리 말에는 없는 글쓰기라는 지적이다.
‘그렇게 됐군요’라고 쓰면 될 것을 ‘결국 그렇게 됐단 말인가?’라거나 ‘아름답네요’를 ‘이것이 진정 궁극의 아름다움이란 말인가?’이라고 쓴다.
댓글을 올리면서 혼잣말을 하거나 북치고 장구치는 식의 글도 일본의 만화에서나 나오는 글쓰기 형태. 남들의 타박이 예상되는 의견을 올릴 때 이런 글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내일 개학입니다.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내일 개학이라는.. 열심히 공부할 거라는..(젠장.. 그럴리가 없잖아. 퍽퍽)’
‘제 여자친구 입니다. 예쁘죠?’→‘궁극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제 여친이라는..(후다닥)’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글쓰는 법도 있다.
‘제가 즐겨 보는 TV프로그램입니다.’→‘제가 즐겨 보는 TV프로라죠..’
‘저 여름휴가 때 제주도 다녀왔습니다’→‘저 여름휴가 때 제주도 다녀왔다죠’
이밖에 마치 말을 더듬듯이 쉼표나 마침표를 남발하는 방식이나 문장 끝에 뜬금 없이 ‘응?’이라는 넣는 표현도 자주 보이고 있다. 일본 문화에 심취한 네티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렵지 않게 △오이시(맛있다) △가와이(귀엽다)△스고이(훌륭하다) 등의 일본어까지 오르는 형편.
왜색 짙은 문체가 이렇게 우리 인터넷 공간을 점령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한다는’ 식의 말줄임 표현을 자제하자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의견이 모이면서 실제 말줄임 표현을 자주 쓰는 일부 회원이 이에 반발해 탈퇴한 사례도 생겨났다. 또 광복절 기모노 코스프레로 회원들간 논란이 벌어졌던 한 카페에서는 “일본식 코스프레를 몰아내면서 일본식 인터넷 글쓰기도 함께 몰아내자”는 주장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일본이라면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의 게임과 만화가 좋다는 한 회원은 “일본이라면 다 나쁘다는 사람들이 더 이상하다는.. 거리 간판은 물론 정부 정책까지 영어로 쓰는 마당에 우습다는.. (오홋! 댓글 쓰고보니 전부 일본식 어투라는.. 털썩∼)”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일본 만화의 번역투 등을 그대로 따라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생각 없이 일본 말을 흉내내다간 민족 혼까지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쿠키뉴스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
간단한 표.
특히나 내가 자주 쓰고, 많이 본 말투는,
의성어, 의태어, 말 줄임말과 1,2인칭 이야기를 딴 사람 지칭하듯이 쓰는 것.
그랬다지,
저랬다지...내가 생각해도 3인칭에 맞는 말 같다.
터얼썩이라든가,
오홋이라든가.
나도 너무 일본만화를 많이 본 탓인지,
의역된 일본체 말에 거의 거부감이 없네.
그랬어
염, 그래
여..같은 말투는 안쓰려고 노력했고,
바른말을 많이 쓴다고 생각했는데. 흠.
(흠. 이라는 것도. 혹시? 이 말투도 혹시? ㅡ..ㅡ)
언어는 진화하는...혹은 퇴보하기도 하는...어쨌든간에,
변화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래서 언어파괴라는 것에 그다지 거부감이 없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사람이 쓰는 언어로 그의 인격을 조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도
나의 믿음이라,
정제된 표현, 올바른 언어구사를 하려고 노력했었는데...
앞으로 더 노력해야할 듯하다. ^^
출처: http://kuki1.stoo.com/news/html/000/395/4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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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저는 일본만화를 잘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그런식의 표현이 일본만화를 따라한거군요.
앞으로 글쓰면서 주의해야겠습니다.^^
저도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해와서 일본식 의역체라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다니까요. ㅜㅜ. 몰라서, 의식하지 못해서 잘못되는 것들이 이것뿐만은 아니겠지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혼자말에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 정확한 지적이네요.
네..^^